3월에 부산 기장 여행을 다녀온 이후 강토끼는 여전히 아쉬워 했다.
여행은 아무리 길게 다녀와도 아쉬운 법이다.
강토끼의 회사 선배가 부산에서 결혼식을 하신단다. 그래서 그 결혼식도 참석할 겸 부산 여행을 다시 가자고 강토끼가 제안 했다.
사실 나는 경조사를 잘 챙기지 않는 편이라, 꼭 가야하는 결혼식인지를 물어봤더니, 강토끼는 결혼식도 가고 싶지만, 초필살돼지구이 껍데기를 한 번 더 먹고 오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연차를 내고 강토끼와 부산을 다시 가기로 했다.
호텔도 초필살 돼지구이 광안점이 보이는 센트럴베이 광안 호텔로 예약했다.
가까운 곳에 가야 웨이팅에 유리하니까 말이다.
나는 보통 내 핸드폰 충전기와 강토끼의 핸드폰 충전기 둘 다 챙긴다.
하지만, 지난 여행에서 강토끼의 충전기만 챙기고 내 껄 두고 왔었다.
해당 이야기는 지난 여행에서 볼 수 있다.
이건 우리가 만나면서 몇번 발생하지 않는 일이다.
주로 잃어버리고 잊어버리는 건 강토끼의 몫인데 말이다.
그걸 가지고 강토끼는 이번 여행 출발 전날 나에게 충전기 잘 챙기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본인도 잔소리를 해보고 싶다나 뭐라나.
출발 당일 아침이 다가 왔다.
강토끼의 충전기와 내 충전기 둘 다 챙긴 걸 다시 한번 확인했다.
씻으려고 물을 틀었는 데, 물이 찼다. 물이 전혀 따뜻해지지 않았다.
보일러가 꺼졌나 싶어 보일러를 확인했는 데, 보일러가 꺼져있다.
전원버튼을 누르고 코드를 뽑았다 빼도 보일러는 켜지지가 않았다.
전 날 저녁까지도 따뜻한 물이 잘만 나오던 보일러가 안 켜지다니.
거기다 일주일 전에 주문한 고기가 출발 당일 저녁에 도착한단다.
분명히 출발 전날엔 도착한다고 했었는 데 말이다. 차라리 여행 끝나고 돌아오는 날 왔어도 상관없는 데, 가장 최악의 날에 도착하고 말았다.
유튜버 섬마을 훈태님께서 오픈한 쇼핑몰에서 주문한 고기였는 데, 결국 잘 대응해주셔서 다시 고기를 받았지만, 당시에는 뭔가 불길했다.
포화지방동호회에서 고기를 사고 받은 이야기는 이 곳으로...
거기다가 강토끼도 현관문을 닫고 왔는 지 기억이 안 난단다.
둘 다 혼자 사니 여행갈 때면 뭔가 불안함이 생기곤 한다.
결국 강토끼는 쿠팡 로켓배송을 주문하고 배송기사분께서 남기신 현관문 사진을 보고서야 현관문이 잘 닫혔음을 확인했다.
정말 강토끼도 한 잔머리하는 것 같다.
강토끼는 나에게 충전기를 잘 챙겼냐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난 자신있고 충전기를 제대로 챙겼다고 했다.
그러자 강토끼는 자기 충전기도 갖고 왔냐고 물었다. 강토끼 본인 핸드폰 충전기를 안 가져왔다면서 말이다.
그래. 이게 우리의 모습이지. 강토끼는 까먹고 나는 그걸 챙겨주는 자상한 모습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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