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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린의 일상/부산기장여행 [2022.03]

[부산기장여행] 초필살 돼지구이를 위한 기다림

by 안기린_ 202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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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쉬었을까?

강토끼는 뭔가 더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나는 크림과 아이스크림이 가득 든 음료를 먹은 덕분에 아직 배가 고프진 않았다. 

강토끼는 이미 광안리에 올 때부터, 초필살 돼지구이를 외치고 있었다. 

몇 해전에 해운대에 있는 초필살 돼지구이 본점에 가서 너무나 맛있게 먹고 왔기 때문에, 또 한 번 먹고 싶었다. 

그래서, 초필살 돼지구이 광안직영점 쪽으로 걸어서 도착했다. 

항상 사람이 많이 모여있던 그 곳 간판을 봤다. 

간판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본점은 굉장히 작은 골목에 있었는 데, 눈에도 확 띄는 게 분위기가 살짝 달랐다. 

하지만, 이미 저녁시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못 먹겠구나 했지만, 강토끼는 키오스키쪽을 가더니, 실망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사람이 너무 많아 ㅠㅠ"

하지만, 강토끼는 실망하면서도 포기를 하지 않았다. 

키오스크에 번호를 등록하고 왔다.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지만, 일단 번호를 등록하고 왔단다. 

강토끼가 배고파질 때를 대비해서,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광안리 근처엔, 맛집이 많기 때문에, 우리 차례가 올 때까지 둘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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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광안리 바다도 보고, 선물가게도 구경했다. 

서면에 있던 My favorite cookie(마이 페이보릿쿠키)가 광안리쪽으로 이전했길래, 그 곳에 들어가 쿠키도 하나 샀다. 

서면에서 그렇게 줄이 길도 쿠키집이, 저녁시간에도 쿠키가 남아있었다. 

규모가 커진 탓이려나? 그래도, 인기 많은 쿠키는 여전히 살 수 없었다. 

그렇게 한시간 넘게 돌아다닌 후, 강토끼는 여전히 껍데기를 먹고 싶어했다. 

강토끼의 의지는 너무나 강했고, 초필살 돼지구이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새 기다리던 사람들은 다 사라졌다. 아마도, 다들 번호를 등록하고 우리처럼 어딘가 헤매고 있는 것 같았다. 

자기 차례가 되면, 어디선가 사람이 나타나 입장을 했다.

초필살돼지구이 앞에는 소주병으로 만든 벚꽃트리가 있었는 데, 예쁜데, 기발했다. 

그리고 그 앞에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고, 드디어 우린 입장을 했다. 

웨이팅은 길었지만, 그 사이, 많은 것을 구경하고 많은 얘기를 했다. 

강토끼는 너무나 행복해했다. 

강토끼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껍데기를 시키고 먹는 데,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본점에서 먹었던 껍데기보다 더 고소했다. 

분명 같은 껍데기일 텐데 말이다. 

뒷고기와 돼지갈비도 먹고, 껍데기가 또 생각나 한 번 더 시켰다.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고, 기다린 보람이 있다. 

한참을 먹고 있는 데, 테이블이 비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들어왔다가도 금방 나갔다. 알고보니, 우리가 거의 마지막 손님이었다. 

너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부산의 밤공기를 마시며,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 돌아와서도 내일 뭐 먹을 지에 대한 생각을 했다. 

강토끼는 못 먹은 국밥과 칼국수를 생각했고, 난 카페 프레스트를 한 번 더 가고 싶어했다. 

마치 하루 종일 굶은 사람들처럼, 자신들이 먹은 음식들을 모두 뒤로 한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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