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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린의 일상/집기린

계약갱신청구권을 쓰지 않은 이유

by 안기린_ 2022.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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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부동산 시장이 어떻든 난 속 편하게 잘 살고 있었다. 

7년 넘는 시간 동안 집주인은 단 한번도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리려고 하시지 않으셨다. 

7년이라니, 정말 이 집에서 오래 살았구나. 

그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살 줄은 몰랐다. 

이 집도 좋고 집 주인도 좋으니, 그냥 눌러앉아 살게 되었다. 

주변의 임대료는 올라가고 있었지만, 내 일은 아니었다. 

부동산의 시세를 보면서도 난 안심했다. 좋은 집주인을 만났으니까. 

그 동안 우리집과 이웃집의 임대료 차이는 더 크게 났고, 그 덕분에 나는 착실하게 돈을 모을 수 있었다. 

7년 넘는 시간동안 아무말없이 계약이 연장되었다. 이를 묵시적 계약 갱신이라고 한다. 

임대차 3법이 생기고, 계약갱신청구권이 생겼을 때, 나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 원래 계약이 끝나는 2022년에서 2년을 더 살 수 있었다. 

임대료를 올릴 수 있지만, 5% 내외로 올려야 하기 때문에, 7년 전 시세로 살던 나에게는 굉장히 좋은 제도였다. 

하지만, 나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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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이유는 집주인과의 분쟁이 싫기 때문이다. 

나는 분명 좋은 집주인을 만났다.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정말 편하게 잘 살았다. 

그런데, 이제 다른 집들이 비싸졌으니, 나가기 싫다고 떼를 쓸 수는 없었다. 

사실 이사갈 시기를 지나고도 한참 지난 상황인데, 내 사정때문에 집주인과 분쟁을 하는 건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돈이 먼저고 내 살길을 찾아야 한다지만, 나에겐 집주인은 고마운 분이셨다.  

분쟁을 한다고 해도 내가 이길 공산은 거의 없었다.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라고 하면, 나는 그 분쟁에서 조차 이길수 없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집주인의 권리를 실행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나는 돈을 내고 집을 빌려서 사는 것이고, 집을 빌려주는 사람이 싫다고 하는 데, 내가 무슨 권리로 그걸 막을까?

그래서, 내가 계속 세입자로 살든, 집을 매매를 하든, 부동산은 공부해야한다. 

좋은 집주인을 만나서 편하게 살다가 다른 집들을 봤을 때,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내 집이 아니라, 빌려서 살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언제고 빌린 집을 돌려줘야한다는 걸 알고 있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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