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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린의 일상/집기린

두 가지 문제

by 안기린_ 2022.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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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토끼는 정말 많은 부동산에 전화를 한 듯하다. 

나로선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매번 전화해서 부동산에 물어보고 매물을 찾으면, 부동산은 새로운 매물이 나올 때마다 다시 전화를 준다. 

한 번 전화만 해서 끝나는 일이 아니다. 강토끼는 실제로 이 날 이후로 세 달 넘는 기간 동안 부동산의 전화를 받았고, 많은 매물을 가지고 왔다. 

그 중 한 매물은 세낀 집이었는데, 전세 보증금이 3억 5천이었다. 다른 집보다 전세 보증금이 높은 편이었다. 

거기다가 매매가도 6억 3천 5백으로, 일주일 사이 오른 매매가를 아직 반영하지 않은 매물이었다. 

전세보증금 3억 5천만원을 제외한 2억 8천 5백만원이 있으면, 매매가 가능한 매물이었다. 

다행히 내가 가진 돈과 신용대출을 받으면, 매수가능했다. 

하지만, 세낀 매물이라 문제점이 두 가지가 있었다. 

전세보증금이 높다는 건, 최근 전세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고, 해당 전세 계약 만기날이 아주 많이 남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집을 사더라도 다음해 11월은 되어야 이사갈 수 있었다. 

집주인은 빨리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집을 포기 했었다. 

이사 문제로 집주인과 통화하는 도중 이 매물에 대해서 내가 말을 했고, 집주인께서는 내년 11월에 나가도 된다고 하셨다. 어차피 내 전세 계약도 내년 11월이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요즘 이사가기 힘든 데, 천천히 구해보라고 하셨다. 

계약이나 돈문제를 떠나,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 고마웠다. 

어쩌면, 이 사단이 난 것도, 지난 7년동안 월세 한 번 보증금 한 번 올리지 않아 집주인이나 나나 껄끄러운 상황이었고, 나는 좋은 집에 잘 살 수 있게 되어 항상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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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문제는 세입자가 집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었다. 

이 아파트의 많은 집을 봤고, 문제가 있는 집은 없었지만, 그래도 집을 안 보고 사는 건 상상도 못했다. 

뉴스나 유튜브에서는 한국 아파트는 안 보고 사도 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오래된 아파트인데 문제가 있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했다. 

나도 세입자이기 때문에 세입자의 입장도 이해가 되었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를 계약하자마자 집주인이 집을 팔겠다고 내놓은 상황이니 기분이 좋을리가 없었을 것이다. 거기에 사람들이 집 구경하겠다고 매번 찾아오는 것도 신경이 쓰일 것이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라 코로나 걱정도 하셨을 것이다. 

다행히도, 세입자께서는 우리가 보고 싶은 부분을 말씀드리면, 사진을 찍어 보여주셨다. 

주방, 거실, 창문 틀 등 누수나 결로가 있을만한 곳, 그리고 수리를 해야할 만한 곳들을 다 보여주셨다. 

수리가 완벽하게 된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문제가 될 법한 건 찾지 못했다. 

이 모든 걸 강토끼가 부동산에 전화와 문자를 해서 얻어낸 결과이다. 

그럼에도, 사진만 보고 집을 사는 건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마 처음 집을 사는 거라도 더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혹시 모르니, 다른 매물 중 입주가 필요한 매물을 사려고 했었다. 

조금이라도 깎아주면, 그 매물을 선택하겠노라고. 

하지만, 매도자 입장에서는 그럴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집 보러 오는 사람도 많고, 그 중 누구에게 팔아도 팔릴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결국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집을 보진 않았지만, 사진만 보고 세낀 집을 사기로 했다. 

절차는 간단했다. 가계약금으로 5백만원정도를 보내고 계약날짜를 정했다. 

핸드폰 화면에 터치 한번으로 5백만원이 이체가 되었고, 나는 집을 사는 첫 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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