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돼지국밥을 좋아한다.
싸고 양도 많고 맛도 좋으니까, 이 좋은 걸 누가 마다하랴.
다만, 국밥을 먹으면, 배가 불러 다른 걸 먹기가 힘들다보니, 강토끼는 주저하기도 한다.
양많고 맛있는 게 죄는 아니니까.
양 조절을 위해, 돼지국밥 하나와 수육백반을 시켰다. 그러면, 맛있고 적당하게 먹을 수 있다.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기장의 버스 노선이 우리에겐 복잡하기도 했고, 기장역과도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버스를 한 번 잘 못 타서, 다른 날 다시 갔다.
기장에서는 꽤 유명한 국밥집이라고 하고, 국밥을 먹고 싶다면, 택시를 타고서라도 한 번 가볼만한 곳인 것 같다.
홀은 큰 편이었고, 여유롭게 식사할 수 있었다.
김치를 내어주시는 데, 김장철 막 담근 김치를 먹는 듯한 아삭아삭하면서 시원한 김치였다.
국밥 먹을 때, 김치는 잘 안 먹는 편인데, 여기선 잘 먹었다.
시원해서 뜨거운 국물과 잘 어울렸다.
새우젓도, 좋지 않은 새우젓은 국물이 많은 편인데, 여긴 그렇진 않았다.
기장오거리돼지국밥의 국밥은 맑은 국물 스타일이다.
경남 창원 등지엔 이런 스타일의 국밥이 많다고 하는 데, 요 몇 년 사이, 이런 맑은 국물 스타일의 돼지국밥들이 인기가 많다.
이런 국밥은 자칫 싱겁고 밍밍할 수 있어서, 나는 하얗고 진한 돼지국밥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이 곳은 맑은 국물임에도 시원하면서 진한 맛이 났다. 물론, 하얀 돼지국밥만큼의 진한 맛은 아니지만, 국밥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진한 돼지 국밥 맛과 맑은 국물의 장점인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동시에 났다.
고기와 건더기도 다른 유명 국밥집에 비해 많이 들어있어서, 8천원이라는 돈이 아깝지 않았다.
국물을 한참 즐기다가 양념장을 넣어서 먹기 시작했다.
돼지국밥집에 가면, 부추는 일단 국물을 덮을 정도로 많이 넣는다.
그리고, 소금같은 건 넣지 말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면, 국물이 더 시원해지고, 진한 맛이 난다.
새우젓의 국물보단 새우를 많이 넣는 편. 그러면, 내 앞자리에 앉은 사람보다 더 맛있는 국물을 즐길 수 있다.
양념장은 약간 매콤한 맛인데, 매력이 있다. 다만 양념장을 넣는 순간, 맑으면서 진한 국물을 맛을 볼 수 없어서 아쉽긴 하다.
수육백반은 수육과 국물이 나오는 데, 수육의 고기와 돼지국밥의 고기는 다른 것 같았다.
여느 수육과 마찬가지로, 조금 부실해보이지만, 실제론, 고기 한 점 한 점이 꽤나 크고, 두껍다.
한입에 고기 한점을 먹을 수 있으나, 그러면, 고기의 쫄깃한 식감을 놓칠 수 있을 것 같다.
한 점을 두 입에 나눠 먹으면, 쫄깃하면서도 기름진 고기를 즐길 수 있다.
수육백반의 국물을 돼지국밥의 국물과 같지만, 내용물이 거의 없는 편. 당연하지. 수육백반이니까.
그래서, 돼지국밥에 양념장을 넣는 순간, 수육백반의 국물은 소중해진다.
맑고 진한 돼지육수의 맛을 즐길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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