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만두칼국수 - 칼국수, 청국장과 열무보리비빔밥

압구정에 정말 힙하고 고급진 식당이 많은 데, 그러한 식당 사이에서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킨 듯한 구정만두칼국수를 다녀왔다. 

압구정 이 비싼 땅에 이렇게 맛있는 칼국수와 비빔밥을 이러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니, 이런 곳이 로컬맛집이 아닐까?

흑석동 수목식당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서울에서 맛있는 칼국수를 찾았다. 

압구정에서 부담없이 딱 적당한 한끼를 먹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압구정역 4번출구로 나오면, 생각보다 한적한 골목들이 나오는 데, 그곳에 30년 전통이라는 간판과 함께 구정만두칼국수가 나온다. 

간판을 봐서는 30년전통이라고 쓰인 간판 조차도 오래되었다. 그래서 아마 30년은 더 넘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닭볶음탕, 삼계탕, 전 같은 것도 파는 걸로 봐서는 저녁에는 술도 먹기 좋은 장소인가보다. 

우리는 낮에 방문했는 데, 손님 한명없이 사장님도 쉬는 시간인 듯 했다. 

좌석을 널찍하다. 살짝 오래된 것 같지만, 오래된 노포의 느낌을 받았지만, 굉장히 깔끔해서 좋았다. 

오래되었지만, 위생적으로 깨끗해보이는 식당에서 여유롭게 먹을 수 있었다.

기본반찬은 김치 세 종류와 고추 쌈장이 나온다. 

이중에서도 배추김치가 양념이 굉장히 강한데, 칼국수와 비빔밥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 

깍두기도 시원해서 칼국수 국물과 잘 어울렸다. 

고추는 오이고추같다. 하나도 맵지 않다. 

너무 많지도 않고 정갈하게 필요한 반찬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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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칼국수는 진한 멸치 육수로 만든 칼국수 이다. 

첫 인상은 어릴 적 시장에서 먹는 투박한 스타일의 칼국수의 정갈한 버전같다. 

맛은 굉장히 칼칼하면서 매콤하다. 

국물을 먹고 깍두기로 입가심하다보면 어느새 칼국수의 바닥이 보이고 배는 빵빵해진다. 

국물에 비해 건더기가 적어보이지만, 실제론 면도 많고 바지락도 가득 들었다. 

한그릇에 8천원이지만, 양도 충분히 많아서 성인 남성이 혼자 먹으면 배부를 정도의 양이다. 

청국장과 열무보리비빔밥이 함께 나오는 세트메뉴이다. 

비빔밥은 특별한 맛은 아니지만, 집에서 맛있게 비빈 비빔밥같다. 그래도 사먹어야지. 막상 집에서 해먹으려면, 이게 쉽지 않다. 

청국장은 구수하지만, 냄새가 강하지 않아서 좋다. 

비빔밥을 비비면, 고추장이 밥을 질척거리게 만들지 않아서 좋다. 

비빈 후에도 밥은 여전히 고슬 거리고, 비빔밥 고추장도 너무 짜거나 쎄지 않아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오히려, 비빔밥보다 청국장이 짭쪼름해서 비빔밥과 청국장을 함께 먹으면 잘 어울린다.

비빔밥과 칼국수 국물이랑도 잘 어울리는 데, 이렇게 먹고 오면, 한 끼 잘 먹었다는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