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냥이 먹어본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다는 말을 강토끼를 통해 전해들었다.
아직 어려서 많이 먹어본 게 없어서 그렇게 생각했나보다 했다.
먹고 오고 보니, 나도 여기보다 맛있는 음식점이 별로 생각안난다.
코스로 요리 하나씩 들어오는 데, 음식이 나올 때마다 감탄을 했다.
테이블도 몇 개 없어서 조용하고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요리 하나 하나를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음식을 알아가면서 먹을 수 있었다.
얼랑핀칙하도야는 제주도 섬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데, 근처에 카페가 몇 개 있는 것 말곤 들를 만한 게 없다.
그래서, 오직 얼랑핀칙하도야를 가기 위해 이 곳으로 갔다.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아쉽다면, 근처 바닷가를 보는 것도 좋다.
제주도 어딜 가나 바다를 볼 수 있지만, 한적한 이 동네의 전경과 바다는 사람을 평화롭게 만들었다.
식사도 여유롭고 풍경도 여유롭고.
이 곳은 100% 예약제이다.
그래서 네이버를 통해 예약을 해야하는 데, 예약하는 법을 조금 숙지해야 한다.
우선, 식사시간을 정해야한다. 11시반 부터 오후 장사만 하시는 것 같다.
그리고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을 하면, 문자가 오는 데, 예약금을 3만원 입금해야한다.
입금이 확인 되자 마자 입금이 확정된다.
시간을 맞춰서 가는 걸 추천한다.
식사 시간 10분 정도 전에 확인 전화를 주신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더라도, 꼭 받아서 식사 준비가 제대로 되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난 미리 가서 앞에서 가게 근처를 보고 있으니 전화가 왔었다.
자리를 잡으면, 테이블 위에 음식리스트가 놓여져있다.
사람 수에 따라 양만 달라지고, 종류는 다 같은 것 같았다.
한사람당 4만원 정도이고, 4명까지만 예약이 가능하다.
음식 리스트는 곧 가지고 가시는 데, 음식이 하나 하나 나올 때 마다 자세하게 설명해주신다.
우선 샐러드.
리코타치즈 샐러드인데, 드레싱에 패션후르츠가 들어있었다.
리코타치즈는 우유의 고소한 맛만 압축해서 넣어 놓은 것 같았다. 너무 고소하고 맛있었다.
리코타 치즈 한 덩이를 먹고 샐러드 한입을 먹으면, 패션후르츠 드레싱가 입 속에 있던 고소함을 상큼함으로 바꿔놓는 데, 이게 어울린다.
굳이 표현하자면, 그릭요거트에 과일드레싱 얹어먹는 느낌.
곧 감태김, 해초 그리고 초장이 나온다.
감태김과 해초를 그냥 먹어도 좋고, 곧 나오는 숙성광어회와 먹어도 좋았다.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숙성한 광어회고 테이블마다, 숙성한 시간을 알려주셨다.
광어 지느러미도 있는 걸 봐서는 여러 부위를 잘 나눠서 주신 듯.
꽤나 두껍게 썰어져있었고, 와사비도 생와사비를 주신다.
이 생와사비는 코를 찌르는 것 보단 매콤한 맛이 조금 더 강했다.
나는 광어회와 와사비를 먹는 조합이 가장 좋았고, 다른 테이블을 보니 감태김도 많이 리필해서 드셨다.
이 곳 코스에서 가장 맛있는 아귀 스테이크.
생선 스테이크라니, 조금 실망했었는 데, 먹고 나면 생각이 달라진다.
이런 맛은 내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첫입은 소고기 맛이다. 그것도 마이야르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 소고기 맛.
그런데, 끝맛은 생선의 고소한이 나면서, 아귀살의 쫄깃함도 느낄 수 있다.
위에 뿌려진 치즈와도 잘 어울리지만, 아귀살 자체가 가지고 있는 풍미가 예술이다.
처음 한 입을 크게 먹고 그 다음부터 잘게 썰어서 아껴먹었다.
누가 와도 이 곳 코스에선 아귀 스테이크가 주인공이다.
가라아게는 간장맛 닭강정이다.
튀김옷은 살짝 두꺼우면서 바삭해서, 견과류랑 먹으면, 씹고 있는 게 견과류인지 튀김옷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튀김옷과 견과류의 식감이 잘 어울렸다.
간장소스도 너무 짜지도 않고 밸런스가 좋아서 나는 너무 맛있게 먹었다.
아삭한 양파가 깔려있지만, 양파는 계속 따로 먹고 가라아게와 생와사비를 살짝 올려먹었다.
이 쯤 되면 배가 불러오기 시작하는 데, 남기고 싶지 않아서 양파까지 모두 다 먹어버렸다.
나는 새우튀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새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데, 튀기면 더 느끼해져서 보통은 강토끼에게 주는 편.
그런데, 이 곳 새우튀김은 정말 맛있었다.
새우를 얇은 면으로 감은 뒤 튀기고 그 위에 브라운치즈를 올려놓았다.
새우살에 담백하고, 브라운치즈가 고소함을 더해준다.
머리부분을 젓가락으로 톡 치면, 분리가 되서, 먹기도 편하다.
내가 먹어본 새우튀김 중 제일 맛있었다.
마지막 식사로 알탕이 나온다. 밥은 양이 적다. 이게 좋다. 이미 배가 불러서.
물론 밥이 모자라다면, 더 주실 것 같다.
알탕은 알이 푸짐하게 들어있고 양이 꽤 많다. 결국 양을 남겼다. 아까운 알들.
많이 매콤한 편은 아니고, 오히려, 고춧가루가 들어간 맑은 지리의 느낌이고 감칠맛이 많이 난다.
그래서, 앞서 나온 음식들보단 임팩트는 떨어지는 데, 그래도 맛있다.
문제는 먹을 때 몰랐는 데, 돌아오고 나니, 이 알탕의 국물이 생각난다.
자극적이지 않고 시원한 그 국물.
결론은 일단 예약부터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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