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교집 성복동점 - 급랭삼겹살과 시골청국장

잠수교 근처에 산 적이 있다. 보광동 종점이라고 하는 그 지역엔 고독한 미식가 출연으로 유명한 종점숯불갈비도 있지만, 한일정육점이나 백년손님 같이 맛있는 고깃집이 그 골목에 가득 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 동네를 떠나고, 잠수교집이 오픈했다. 

냉동삼겹살인데, 비싼 냉동삼겹살이라니,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에 잠수교집을 다녀왔다. 본점은 아니지만, 성복역 근처에 있는 성복동점으로 직영점이라고 한다. 

잠수교집은 모두 직영점이니, 체인점으로 운영되는 다른 맛집보다는 어디서든 본점에서 먹는 맛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잠수교집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이곳은 냉동삼겹살 때문에 가는 곳이 아니었다. 

성복역 5번출구에서 나와서 성복천을 건너서 올라갔다. 

잠수교집 성복동점의 입구가 성복천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가지 않으면, 돌아가야할 것 같았다. 

그리고 잠수교집의 트레이드마크인 옛스러운 간판을 볼 수 있다. 

사람은 조금 많은 편이고, 웨이팅도 조금 있는 편이었다. 하지만, 식사시간을 조금 피해가면, 웨이팅없이 먹을 수 있다. 나와 강토끼처럼

주문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 데, 기본반찬이 나왔다. 

다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쟁반 가득 반찬들이 나왔다. 

이 반찬 중에 무엇이랑 먹어야할 지 고민을 하면서, 고기가 나오기 전 하나하나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하나 빼놓지 않고 다 맛있었다. 

이 곳은 반찬 맛집이었다. 

특히 계란말이를 네 조각 주시는 데, 구워서 먹으라고 말씀해주셨다. 

하지만, 난 궁금해서 그냥 먹었는 데, 살짝 식은 계란말이지만, 맛있었다. 

그리고, 고기가 나오고, 계란말이를 노릇노릇 구워먹었더니, 마치 카스테라처럼 굉장히 고소해진다. 

오 신기한 맛이었다. 계란말이도 추가할 수 있는 지 모르겠다. 추가할 수 있으면 한 번 더 먹고 싶다. 

하지만, 맛있는 계란말이지만, 고기와 따로 먹는 반찬이라 굳이 고기가 필요한가 싶다. 

이 곳 냉동삼겹살 이름은 급랭삼겹살이라고 한다. 급하게 냉동시켜서 급랭삽겹살인가 보다. 

은반지가 올라간 불판 위에 냉동삼겹살을 줄지어 올려놓고 후추를 톡톡 뿌려준다. 

굽기 전이지만, 무슨 맛일지 알 것 같고, 맛있을 것만 같다. 

냉동삼겹살의 장점은 금방 구워진다는 것이다. 울리자마자 줄어들면서 빨간 고기색깔이 회색빛으로 바뀐다. 

그러면, 한쪽에 삼겹살을 몰아두고, 파채, 김치, 백김치 등을 가장자리에 올려둔다. 

그리고 고기가 익어지면, 그냥 먹지 말고, 무엇이든 올려서 함께 먹으면 맛있다. 

반찬이 고기에 올라가서 고기가 맛있어지는 게 아니라, 고기가 반찬에 올라가 반찬이 더 맛있어지는 느낌이다. 

그렇게 한참을 먹고 있으니, 직원 한분께서 대파 바구니를 들고 다니시면서, 대파를 올려주신다. 

그리고, 사진 왼쪽에 노릇노릇해진 계란말이까지, 마치 코스 요리를 먹는 느낌이었다. 

이 곳의 단점은 고기위에 무엇을 올려먹어야 하는 지 고민을 해야하는 것이다. 

나는 고기위에 새우젓갈을 올려먹는 게 맛있었다. 

식사로 시골청국장을 주문했다. 

8,500원이라는 가격과는 다르게 굉장히 크고 푸짐한 시골청국장이 나온다. 

고기도 많이 들고, 대파와 고추도 가득 들어있어서, 청국장 자체가 구수하면서 매콤한 맛도 많이 난다. 

냉동삼겹살도 맛있지만, 냉동삼겹살을 원래 그 정도로 맛있다. 

하지만, 이 청국장이 너무 맛있어서 삼겹살 맛을 잊게 할 정도다. 

다만, 청국장이 굉장히 뜨겁다 그래서 조심조심 먹어야한다.